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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리스트 '엘리엇 피스크'는 1996년 10월 첫 내한공연 때 만나 개인적 친분을 다져오고 있는 훌륭한 연주가이다. 일본에서의 연주기회를 갖고싶다는 그를 위해 일본 클래식기타 월간지인 '겐다이(現代)기타'를 뒤졌고, 결국 '존 윌리암스(John Williams)', 마누엘 바루에꼬(Manuel Barrueco)', '뻬뻬 로메로(Pepe Romero)'등 세계적인 기타 연주가들의 일본 연주 기획사인 '소우띠에(Sautille Co. Ltd)'를 찾아내어 몇번의 연락을 통해 그를 소개했는데, 이로 말미암아 그는 일본에서의 첫 공연을 가지게 되었다. 기획사의 초청으로 9월 27일 일요일 저녁의 동경 연주회를 보러오는 나의 일정보다 몇일 앞선 9월 24일 먼저 오사카에 도착한 그는 이미 그곳에서 각 1회의 마스터 클래스와 연주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나는 동경 연주회가 있는 당일 아침에 오사카에 있는 그와 통화를 한 후, 각각 비슷한 시간에 동경으로 출발하여 그날 오후 연주회장에서 3년만의 반가운 만남을 가질수 있었다. 동경 연주회는 국립극장 근처에 있는 800석 규모의 '키오이(紀尾井)'홀에서 연주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갈채속에 이루어졌다.

일시 1998년 9월 27일(일) 오후 7:00
장소 키오이(紀尾井)홀
회원권 S석: 6,500엔 / A석: 5,500엔 / 65세 이상 경로우대권: 1,000엔 할인.
프로그램 - 1부
  • Una limosna por el amor de Dios - Agustine Barrios Mangore(1885-1994)
  • Junto a tu corazon vals - Agustine Barrios Mangore
  • 4 Sonatas - Domenico Scarlatti(1685-1757)
  • Partita No.2 in d minor BWV1004 - Johann Sebastian Bach(1685-1750)
    • Allemande
    • Courante
    • Sarabande
    • Gigue
    • Chaconne
- 2부
  • Shenandoah - Robert Beaser(1954- )
  • Habanera - Ernesto Halffter(1905-1989)
  • Sevilla - Issac Albeniz(1860-1909)
  • Capriccio Diavolico - Mario Castelnuovo Tedesco(1895-1968)
  • 3 Capricci - Niccolo Paganini(1782-1840)

그의 동경 연주회 프로그램을 보면, 지난 1996년 내한 당시의 연주곡들이나 그의 무대 매너에서도 볼수 있었듯이 '자유분방한 표현의 마술사'답게 '스카를랏티'나 '바하'를 폭발적이며 격동적인 그만의 독특한 해석으로 연주하였고, 자신의 조국인 미국은 물론 스페인, 라틴 아메리카의 음악까지의 고전과 현대곡을 모두 포괄하는 폭넓은 레퍼토리로 청중들과 함께 호흡하는 연주회를 이끌어갔다. 연주회장을 가득 메운 800여명의 일본인 청중은 특별 초대석에 자리한 나의 프로그램 안내지를 넘기는 소리조차 잡음이 될 정도로 숨소리 하나없는 성숙한 관람태도를 보여주었다. (입장료가 비싸서 그런가?)

이번 동경 여행에는 현재 플라멩꼬 무용가 '주리' 선생님과 '백운지' 선생님을 사사하고 있는 사랑하는 나의 아내(사진의 맨 왼쪽) '최영진(崔英珍)'과 판소리 인간 문화재 '성우향' 선생님을 사사하고 최근 플라멩꼬 깐테(Cante ; 노래)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시작한 나의 여동생 '이은형(李垠亨)'이 함께 했으며, 우리들은 각각 한국 플라멩꼬 협회의 임원자격으로 '일본 플라멩꼬 협회(ANIF ; La Asociacion Nipona de Flamenco)'의 초청을 받아 스페인의 대 문호인 '페데리꼬 가르시아 로르까(Federico Garcia Lorca)' 탄생 100주년 기념 플라멩꼬 공연 참관 및 일본 플라멩꼬 협회와의 교류를 목적으로 동행을 했다. 나는 이 두 여인네 들의 미모(?) 덕분에 이번 여행을 많은 일본인들의 부러움 한몸에 받으며 성공리에 마칠수 있었다. 특히, 일본 유학을 한 여동생의 능숙한 일본어 솜씨는 나의 어설픈 실력때문에 어려운 고비를 만날때마다 큰 도움이 되어주었다. '엘리엇 피스크'는 이날 연주회에서 정장차림에 넥타이 대신 실크 스카프를 착용하고 연주를 했다. 연주시작 10분전까지 무대위에서 정신없이 자신의 연주에 취해있는 그의 독특한 리허설(?) 때문에 진땀을 빼던 스탭들, 10분도 안되는 짧은 입장시간에 800석을 질서있게 조용히 채우고 정확한 시간에 연주회를 시작하는 그들의 모습은 정말 놀라운 것이었다.

연주회가 끝나고 무대 뒤에는 설명이 필요없는 일본의 유명 연주가들이 마에스트로(Maestro) '엘리엇 피스크'를 만나기 위해 모습을 나타내었다. 연주회 기획사인 '소우띠에(Sautille Co. Ltd)'의 대표인 '카사하라 다까오(笠原孝夫)'씨의 소개로 '후쿠다 신이치(福田進一)'와 그의 수제자이자 최근 일본 기타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있는 소녀 기타리스트 '무라지 카오리(村治佳織)'를 만날수 있었다. 사진의 맨 왼쪽에는 우루과이 기타리스트 '에두아르도 페르난데스(Eduardo Fernandez)'이며, 지난 1월 동경에서 '후쿠다 신이치'와 조인트 리사이틀을 가진 후, 그들의 이중주 음반 녹음차 일본에 머물고 있었다. 중년으로 접어든 '후쿠다 신이치'의 중후한 외모와 여지껏 잡지에서만 보던 꼬마 아가씨 '무라지 카오리'의 너무나 성숙해진 모습때문에 그들을 확실히 알아보지 못하고 있던 나보다 유학시절 텔레비젼을 통해 보았다며 먼저 그들을 알아보는 여동생에게 두 손을 들어버렸다. 역시 쬐끄만할 때부터 지겹도록(~) 오빠의 기타소리를 듣고 자란 덕분이라고나 할까?

기획사 대표의 소개로 만난 인물 중에는 일본의 유명한 기타 제작가 '이마이 요이찌(今井勇一)'씨도 있었다. 해마다 가을에 열리는 우리나라 기타리스트들의 등용문인 대전일보 기타콩쿨의 입상자들에게 수상하는 악기의 제작가로서 우리들에게 알려진 그를 주위에 함께있던 일본인들은 서슴없이 '일본 최고의 기타 제작가'라고 내게 소개하였다. 작은 체구에 매우 맑고 초롱초롱한 눈빛을 가진 그는 내가 수출용 견본으로 가지고 갔던 '아람'기타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고는 비교적 후한(?) 평가를 해 주었고, 개선점에 대한 따뜻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다음에 한국에 올 기회가 있다면 우리 제작소에 들러 악기 제작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기획사가 주최한 연주회 뒷풀이에도 자리를 함께하여 세계적인 기타 연주가 '엘리엇 피스크'가 말하는 악기에 대한 의견과 취향에 대해 열심히 귀를 기울였고, 나의 여동생과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워했다.

연주회의 기획사인 '소우띠에(Sautille Co. Ltd)'에 소속된 일본인 연주가 중, 유일한 기타 연주가인 '카마타 요시아키(鎌田慶昭)'씨는 내가 처음 '엘리엇 피스크'를 기획사에 소개할 당시부터 그의 프로필과 음반등을 받아 장차 그의 내한 연주회를 위한 마땅한 한국 기획사를 소개해줄 것을 부탁받았던 연주가이다. 1959년 일본 '아오모리(靑林)' 태생인 그는 여덟살 때부터 기타, 플룻, 음악이론을 공부했고, 데이빗 러셀, 마누엘 바루에꼬, 로베르토 아우쎌 등을 사사하였으며, 제 31회 동경 국제 기타콩쿨과 제 23회 프란시스코 타레가 콩쿨에서 우승 및 1995년 일본 최고의 음악상인 '무라마쯔(村松)'상을 수상한 귀재이다. 그의 CD음반은 빌라로보스, 안토니오 라우로, 피아솔라 등의 남미 작품을 모은 'Serie Americana' 와 '롤랑 디앙(Roland Dyens)'의 'Libra Sonatine', '도메니꼬니(Domeniconi)'의 'Koyunbaba' 등의 현대곡을 중심으로 모은 것이 있다. (그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이번 방문기간중에 한국 클래식기타 계간지를 위한 인터뷰 내용을 참고하기 바람)

연주회가 끝나고 뒷풀이는 연주회장 근처에 있는 전형적 일본식 주점 - 일본인들은 이런 스타일의 주점을 '이자까야(居酒屋)'라고 함. - 에서 우리 일행과 기획사 대표 및 직원들, 기타 제작가 '이마이(今井)'씨, 기타리스트 '카마타 요시아키(鎌田慶昭)'씨, '겐다이(現代) 기타' 잡지기고를 위해 온 음악평론가 '토꾸나가 신이치(德永伸一)'씨, '엘리엇 피스크'의 유일한 일본인 제자인 기타리스트 '스즈끼 다이스케(鈴木大介)'씨가 참석하여 함께 여흥의 시간을 가졌다. 사진은 '엘리엇 피스크'가 '뻬뻬 로메로' 말투를 흉내내며 주위의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는 모습이다.('뻬뻬 로메로'의 홈페이지는 내가 만든 '엘리엇 피스크'의 홈페이지와 연결되어있다.) 그의 옆에 앉아 머리를 만지고 있는 아가씨는 내가 '엘리엇 피스크'의 연주회를 기획사에 제의할 당시 맨 처음 통화를 한 담당자이며, 그의 연주회를 위해 적극적인 기획안을 작성해준 '마리꼬(毬子)'씨 이다. 좀처럼 술을 마시지 않는 '엘리엇 피스크'는 일본 공연중의 가장 큰 연주회를 성공리에 마친 탓인지 일본 정종인 '니혼슈(日本酒)'를 여러병 비웠고, '마누엘 바루에꼬', '뻬뻬 로메로'등의 세계적인 연주가들의 말투를 흉내내는 등, 모든 참석자들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었다.

동경 연주회가 있던 다음 저녁엔 370석 규모의 동경 '고라꾸엔(後樂園)'소재 '시민회관 홀(Civic Hall)'에서 워크샵이 밤 11시까지 이어졌고, 이로 인해 그는 그 다음날 일본 기타 월간지인 '겐다이(現代)기타'와의 인터뷰도 취소하고 하루종일 침대신세를 져야했다. 그 다음 저녁, 나는 그에게 약간의 '운동(?)'이 될만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주기 위해 나의 숙소가 있는 '우에노(上野)'로 그를 초대했다. 그는 상대방이 무슨 이야기를 하면 맞장구로 즐겨쓰는 "Fantastic!(훌륭해!)"란 말을 어색한 일본어 억양으로 "스고이!(굉장해!)"라 바꾸어 외치며 좋아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그랬듯이 일본어 기본 표현을 가득 메모한 종이 한장을 호주머니에 항상 지니고 다니며 한마디라도 악착같이 자신이 밟고 서있는 나라의 말을 배우려 애쓰는 그의 모습은 이국적 문화를 구도하는 수도승과 같았다. 무엇이든 거침없이 마주하며 온몸을 던져 느끼고 배우려하는 것이 기타 연주자는 물론 모든 예술가들에게 있어 얼마나 필요한것인가를 보여주는것 같았다. 그는 자신의 연주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 "무대에 올라선 연주자에게는 '표현'이라는 가장 어렵고도 힘든 숙제가 있습니다. 영어로 'express(표현하다.)'는 'ex(밖으로)-'라는 라틴어 접두사와 'press(밀다.)'라는 접미어로 이루어진 단어로 '밖으로 밀다.'라는 뜻이죠. 나는 무대에서 청중에게 제 음악에 주의를 집중하라는 식의 태도를 취하지 않습니다. 오직 나의 음악을 청중에게 '밀어내고' 그것을 받아들인 청중으로부터 밀어낸 것을 받습니다. 이것이 바로 청중과 연주자와의 '호흡(breath)'이며, 청중과 함께 무엇인가 주고받으며 호흡하지 않는 연주회는 재미가 없지요. 아마도 나의 그런 면이 연주회에 오신 분들을 즐겁게하는가 봅니다. 나는 음악뿐 아니라 모든 무대 위에서의 동작들도 그 음악의 '표현'이라는 범주에 포함시킵니다. 연주자의 근엄한 분위기로 관객들을 경직시키거나 해서는 음악을 '즐겁게' 들을수 없지요. 예를 들어, 관객들이 조용해질 때까지 기다린다거나, 기침하는 관객을 노려본다던가 하는 것은 연주회장의 분위기만 흐릴 뿐입니다." -

우리 일행은 그와 함께 '우에노(上野)' 전철역 근처의 '이자까야(居酒屋)'에서 동경에서 거주하고 있는 친척과 만나 저녁식사를 하고, 도착한 날부터 수소문해서 겨우 알아낸 라틴 댄스클럽인 '코코로꼬(CoCo Loco ; 미친 코코넛?)'를 찾아갔다. 그곳에서 남미의 '살사(Salsa)'가수인 '까르멘 히메네스(Carmen Gimenez)'의 생음악 연주에 맞춰 그는 내게 '메렝게(Merengue)'의 기본 동작을 배웠고, 그와 스페인어로 몇마디 나눈 '까르멘 히메네스(Carmen Gimenez)'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무대에서 내려와 그의 손을 잡고 '살사' 비슷한(~) 춤을 추기도 했다. 정신없이 놀다가 새벽이 되어버린 시간에 호텔로 바래다주는 차 안에서도 그는 스스로 지프차의 짐칸에 앉는 즐거움을 원했으며, 한국과 일본의 문화와 언어에 대해 쉴새없이 질문을 하고 또 열심히 배우려 했다. 우리는 그의 다음번 내한공연때 서울에 있는 라틴 댄스클럽으로 그를 다시 초대하여 그날 저녁 못다한 한(?)을 풀기로 약속하고 아쉬운 이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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